최후의 만찬과 엎질러진 소금 그릇

- 배신이라는 이름의 두 얼굴
-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보라!
- 위민의식(爲民意識)과 헌법의 준수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회자된 진실·충성·거짓·배신 등의 말 가운데, 배신이라는 말은 사회에서 각자의 선택이 “정당한 사유 없이 사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물리적·정신적 인연을 맺고 있었던 지인 또는 집단을 등지는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배신이라 느껴는 이유는 자신의 예상과 기대에서 벗어났거나 상대에게 무엇인가 베풀었다고 여기는 오만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오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다른 선택에 정당한 사유의 정의(正義)가 있다면, 이를 배신으로 치부하지 말고 오히려 존중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지 시류를 좇은 염량세태(炎涼世態)에 의한 배신이라고 느낀다면, 상심하기보다 한시바삐 상대와 정리(定離)하는 것이 바른 선택이 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최후의 만찬”에 엎질러진 소금그릇이 의미하듯이, 이스카리옷 유다는 은화 30냥의 탐욕을 이기지 못하고 예수님을 팔아넘겼다. 이와 같이 유다는 물리적·정신적 인연을 맺고 있었던 예수님을 등지고 사욕을 충족시키고자 하였으나, 인류가 존재하는 한 누구도 지울 수 없는 배신의 오명을 남겼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는 가장 깊은 곳에 있으면서 지옥의 강들이 마지막으로 고이는 코키투스라는 얼음 호수인 제9층에 배신의 지옥이 있다고 한다. 이 배신의 지옥에는 4개의 구역이 있는데, 제2구역은 조국이나 단체를 배반한 매국노·역적이 가는 곳이다. 특히, 이 제2구역에는 줄리어스 시저 (Julius Caesar)를 참살한 마르쿠스 브루투스(Marcus Junius Brutus), 정원·동탁·유비 등의 신의를 저버린 여포,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를 살해한 아케치 미츠히데(明智光秀), 마오쩌둥(毛澤東)을 암살하려한 후계자 린뱌오(林彪) 등과 같이 한 때 명망이 높았던 정치인들이 있다. 또 구한말 조선의 부조리 등을 이유로 한민족의 생존권을 일제에 팔아넘긴 이완용을 필두로 한 을사오적도 있다.

이들 인물들은 모두 시류를 잘 파악하고 영민해서 스스로 배신을 해보았기에, 자신도 그렇게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배신의 지옥에서 조차 매일 서로 의심하면서 보내고 있다.

 

맹자는 “천자가 포악무도하여 백성과 하늘의 뜻을 저버렸을 때, 새로운 천명을 받은 사람이 그 왕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민본주의(民本主義)에 입각한 위민의식(爲民意識)의 혁명을 말한 바 있다. 맹자가 말한 바와 같이 민본주의에 입각한 위민의식과 같은 정당한 사유의 정의가 있으면 누구나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사상과 이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행위이지 사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물리적·정신적 인연을 맺고 있었던 국민과 국가를 등지고자 하는 행위는 아니다. 따라서 정당한 사유의 정의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사람들의 다른 선택과 배신을 구분해야 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국회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임기를 시작하면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는 서약을 한다. 또, 대통령도 헌법에 따라 취임에 즈음하여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서약을 한다.

하지만, 지난 정권에서는 여당의 국회의원과 대통령은 이 서약을 실천하기보다 개인과 집단의 사욕을 충족시키고자 함으로써 국민과 국가를 등지는 배신의 행위를 하였다. 물론, 이번 정권에서도 여당의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본분을 망각하고 방종한다면 지난 정권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민과 국가를 등지는 배신의 행위에 이를 수 있다.

 

 

고대 중국의 역사에서 걸(桀)·주(紂)의 정권은 민본주의에 입각한 위민의식을 방기하고 백성과 국가를 등지는 배신을 함으로써 탕왕과 무왕에 의해 정권이 무너졌다. 맹자가 “반복해서 간(諫)해도 듣지 않으면 임금을 갈아치운다(易位)”고 했듯이, 국회의원과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배신하면 다른 선택에 의해 정당한 사유의 정의(正義)를 실현하고자 누군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으며 또 그에 의해 처단되고 내버려질 수 있다.

마치 인디언 사회에서 부족 사람들의 뜻을 따르지 않고 독단으로 모든 것을 결정해 버린 추장이 잠이 들자 모든 부족 사람들이 천막을 챙겨서 떠나버려 추장 혼자만이 내버려져 남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국회의원과 대통령은 편협하지 말고, 시비를 판단하고, 또 솔선하여 모범을 보여서 국가와 국민을 배신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深 · 思 · 翁 (심사옹)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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