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7일 방송인 김어준 씨와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말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파행을 겪었다.
이날 한 장관의 발언은 '한동훈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라는 건 황당한 주장인가'라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 의원은 tbs 교통방송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이런 주장을 내놨고, 민주당 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동훈 장관은 "저는 김어준씨나 황운하 의원과 같은 직업적인 음모론자들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서 정치 장사를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공당이 거기에 가세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 장관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있어야 하는데, 뜬금없이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법무장관이 왜 나오냐"며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했다.
‘직업적 음모론자’라는 한 장관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은 격분했다. 윤영덕 의원은 “국무위원 발언이 경악스럽다”, “예결위원장이 엄중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고, 전용기 의원은 “명백히 국회를 모욕한 것” 등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며 한 장관을 비난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도 "국무위원으로서 품격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황운하 의원을 지칭한게 맞냐"고 확인까지 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저는 음해 받은 당사자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또한 그는 '매우 잘못된 이야기다.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있느냐'는 우원식 예결위원장의 물음엔 "저는 음해를 받은 당사자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예결위는 이날 오후 10시께 정회했다가 50분여 뒤 속개했다. 한 장관은 사과를 끝내 거부했고 오후 11시27분께 다시 정회했다.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은 한 장관에게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이에 "저는 황 의원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에 대해 평가한 것이 아니라 방송에 나가서 했던 터무니 없는 음해에 대해 발언한 것"이라며 "사과할 뜻은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황 의원의 발언은 저를 이태원 참사의 배후이자 주범으로 모는 내용이었다"며 "그 정도 내용에 직접 지목돼 명예에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이 할 수 있는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이날 예결위 종합정책질의는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다 자정을 넘겨 차수를 변경했다. 한 장관은 이 과정에서 우 위원장의 사과 요구를 다섯 차례 거절했다.
차 · 일 · 혁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