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4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200여명의 당원과 만나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당원들을 향해 "우리 안의 동지에 대한 증오심을 최소화하고, 그 총구를 밖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며 '내부 공격' 자제를 당부했다.
지난달 27일 체포동의안 표결시 대거 이탈표 사태를 계기로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일부 강성 지지층의 비난 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이 대표가 직접 이들을 만나 만류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직접 민주주의가 좋은 면도 있는데 부작용도 있다. 가끔은 자해적인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며 "생각이 다른 사람을 색출하고 징계 청원을 해서 망신을 주고 공격하면 결국 당의 단합을 해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집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똑같다. 우리끼리 싸우며 자멸하는 길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청원에 각각 7만명 이상의 당원이 몰린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누구를 제명하자고 청원을 하면 제가 뭐가 되겠느냐"며 "그러면 적대감이 더 심해지지 않겠느냐.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발언했다.
이 대표는 "(일부 당원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포스터도 만들었다고 한다"며 "민주당의 중심이자 주축인 분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추측되는 시민들이 지난 11일 '강제동원 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에게 욕설과 야유를 보낸 데 대해서도 "내 감정대로만 하는 것이 종국적으로 도움이 되겠느냐"며 "정의당 입장에서 매우 섭섭했던 것 같다. 어쨌든 그런 모습들도 안타까운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대표는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자신의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 인사가 검찰 수사를 받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 "제 곁에 있었다는 이유로 당한 일이어서 저로서는 어떤 방식이든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상·만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