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권의 인도-태평양 공조, 과연 전략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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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인도-태평양 구상에 시큰둥하던 文, 돌연 적극 지지 선언
- 중국이 정한 한계 벗어나지 않으려 애쓴 文
- 미국에 직접 참여 아닌 독자적 신남방정책 추진 의지 암시
- 인권·민주주의 무시하는 중국 눈치 보려다 국제 고립 우려

 

그동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노골적인 지지를 표명하거나 진지하게 협력한 적이 없었던 문재인 정부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적극적인 동참 및 지지를 약속한 합의 수준이 의외로 높았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The Diplomat)이 13일 보도했다.

 

이 칼럼은 특별히, 미국이 인도-태평양 정책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언어를 한미정상회담 성명서에 그대로 기술했다는 점이 상당히 놀랍다고 지적했다. 즉, 중국에게 적대적인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약속을 한국 정부가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문정권의 대미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보인다.

 

그러나 첨예한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이 중국에 확실하게 우선권을 양보하는 지금 상태에서, 이러한 인도-태평양 구상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약속이 과연 미국과 손을 잡는 전략균형 추구였는지에 대해 '더 디플로맷지'는 회의적이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한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에 한 발짝 나아간 것은 사실이더라도, 중국이 용인할 수 있는 범위라는 한계를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나온 공약과 상관없이 한국은 미-중 균형 유지를 위한 전략적 틀을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정상회담 성명서가 중국에 맞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어젠다들, 즉 인권 문제, 대만, 남중국해 등의 민감한 사안들을 건드리고 있는 반면, 한국은 특별히 "중국"을 언급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이는 지난 4월 바이든-스가 간 미일 정상회담 때와는 사뭇 대조적인 것이다.

 

게다가 문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가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미국과 치밀하게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동성명에서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대신 한-미 양국 협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각자의 접근 방식을 고정시킨다"고 명시했을 뿐이다.

 

이로써 한국이 중공 정부에 보내고자 하는 전략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즉, 한국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인 지역 이니셔티브인 “신남방정책(the New Southern Policy)”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덕분에 중국의 강한 반발을 촉발시킨 바이든-스가 정상회담과 달리 문-바이든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강한 불만 없이 상당히 온건했다. 이런 식으로 문정부는 중국을 적대시하지 않고도 인도-태평양 공조에 한국을 끼워 넣으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바람을 수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 한국은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지역적으로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이 양대 강대국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 추구를 포기하지 않는 한, 문정부가 앞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공조에 힘을 합칠 가능성은 낮다. 문 정부 시절 한국이 지금까지 미국과의 인도-태평양 공조에 거의 참여하지 않고 거리를 두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아가 한국은 민감한 안보·전략적 이슈를 신남방정책 범위에서 배제하고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나 국제법 질서 문제 등 중국에 민감한 지역 안보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문정부가 전략균형의 틀을 계속 우선시하는 한, 남중국해 등 지역 안보 현안이나 미얀마 사태처럼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에 대해 보다 명확한 입장과 조치를 취하거나 ,미국과 주요 지역 안보 문제들에 대해 보다 깊은 전략적 이해를 나눌 가능성은 희박하다.

 

칼럼은 정치적 판단을 유보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권의 입장은 명확한 듯하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인권 및 각종 민주주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국의 행태에 대해 강력하게 견제하고, 경제 및 군사적 응징을 위해 고안해낸 [인도-태평양 공조]라는 역내 국제안보결의를 조율하는 현 상황에서도 중국의 입장만을 외교정책의 일순위로 두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태평양 구상은 단지 미국이 심술맞게 굴며 어쭙잖게 패권을 넘보는 중국이 괘씸해 손봐주겠으니 주변 나라들도 동참하라는 유치한 발상이 아니다. 이는 국제법 질서를 무시하고라도 자국의 이익만을 내세우며 졸부짓으로 쓸어 담은 국부를 무기로 온 세상을 자기 발 아래 두겠다는 중국의 횡포에 대한 전면적인 대응전략의 시작인 것이다.

 

공정한 무역거래와 평화적인 공존 및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를 호소하는 전세계인들의 열망에 한국이 부응하는 길은, 문정권의 아슬아슬한 미-중 사이 줄타기 외교정책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수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주 희 <국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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